배우/로버트 듀발

스타보다는 '위대한' 배우

영화배우라고 모두 스타는 아니다. 그러나 스타가 아니라해도 위대한 배우는 있다. 로버트 듀발이 그 대표적인 예다. 그는 한번도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적이 없지만 위대한 배우의 목록에 꼭 들어가는 인물 중 하나다. 관객이 로버트 듀발의 존재를 느끼기 힘들정도로 그는 자신을 극중 인물에 완벽하게 일치시킨다.

관객이 <대부>의 충직한 부하 톰 하겐,<지옥의 묵시록>의 전쟁광 빌 킬고어 중령을 기억하는 대신 로버트 듀발을 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. 그래서 그가 '미국 최고의 영화배우 중 하나'라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.

1931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그는 군인으로 한국전에 참전하기도 했다. 제대 뒤 뉴욕으로 간 듀발은 샌디 마이스너 밑에서 일하며 연기수업을 받았다. 당시 샌디 마이스너의 연기학교에는 제임스 칸, 진 해크먼, 더스틴 호프먼 등이 함께 했다.

그는 호튼 푸트의 연극 <미드나잇 칼러>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시작했다.각본가 호튼 푸트는 그의 재능을 눈여겨 봤고 자신이 각색한 영화 <앵무새 죽이기>에 그를 캐스팅했다. 듀발은 계속 연극무대에 서면서 영화배우로도 명성을 얻었는데 특히 각본가 호튼 푸트와의 인연은 오래 지속됐다.

그의 대표작으로는 헨리 하사웨이 감독의 <트루 그리트>(1969),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<매쉬>(1970),조지 루카스 감독의 (1971),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<대부>(1972),<컨버세이션>(1974), <지옥의 묵시록>(1979),시드니 루멧 감독의 <네트워크>(1976) 등이 있다.

그는 평소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와 켄 로치 감독을 존경한다고 밝혔는데 눈에 두드러지지 않는 연기지만 인물의 내면까지 정확히 포착하는 그의 연기 스타일을 떠올린다면 고개가 끄덕여진다.

씨네21 78호(96.11.19) 46쪽